전하는 말


"투자는 바둑과도 같다"

이 한 줄을 이해하는 데 저는 너무 큰 값을 치렀습니다. 상상하기 힘든 정도의 손실을 겪었고, 좌절한 시간도 꽤 길었습니다.

그때의 저와 비슷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분께 이 편지를 씁니다.

혹시 이런 날이 있으셨나요?

누가 좋다고 해서 따라갔는데, 떨어지고 나니 왜 들어갔는지 설명을 못 하겠는 날. 남들 수익 인증을 보다가 나만 뒤처진 것 같아서 급하게 움직인 날. 계좌를 열어 보기 싫어서 앱을 지운 날.

조금 오르자마자 불안해서 팔았는데 그 뒤로 훨씬 더 오른 날. 가족에게는 괜찮다고 말하고 혼자 새벽까지 차트를 본 날.

그때의 마음이 어떤지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. 또 그런 날이 있었다고 해서 투자에 소질이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. 어디부터 봐야 하는지 알려 준 사람이 없었을 뿐입니다.

돌아보면 그런 날은 전부 눈앞의 한 수만 보고 움직인 날이었습니다.

투자는 왜 큰 흐름부터 읽어야 할까?

바둑은 판 전체를 먼저 보고 나서 한 수를 둡니다. 지금 이 돌 하나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보다 판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먼저 봅니다. 투자도 정책이 어디로 가는지, 돈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먼저 읽어야 합니다.

금리를 내렸다는 뉴스가 나왔다고 해 볼게요. 대부분은 "금리 내렸네, 주식 오르겠네"에서 생각이 끝납니다.

그런데 왜 내렸는지를 봐야 합니다. 경기가 나빠져서 급하게 내린 걸 수도 있고요. 물가가 잡혀서 여유 있게 내린 걸 수도 있습니다.

이유에 따라 그다음 시장은 완전히 다르게 움직입니다. 정책을 꺼낸 사람의 의도를 읽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.

감정이 올라올 때 둔 수는 대부분 후회로 돌아옵니다. 투자도 똑같습니다. 불안해서 한 선택, 조급해서 한 선택이 계좌를 가장 많이 깎습니다.

그래서 저는 타이밍을 항상 강조합니다. 성급하게 움직이기보다 기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.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는 것도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.

물론 아무리 조심해도 틀릴 때가 있습니다. 그때는 빨리 인정하고, 왜 틀렸는지 복기해야 합니다.